비문학 수업

비문학수업이야기7-질문하며 읽기

노정 2016. 3. 9. 22:01

 

 

앞의 '비문학수업이야기 1-6'에서는 제가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형식문단의 내용 파악하기, 이를 내용문단으로 묶기-이를 더 큰 덩어리로 묶어 글 전체의 요지와 주제 파악하기 등의 단계에 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적 사고영역'에 해당됐었죠?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단원에 보면 '질문하며 읽기'가 있습니다. 관련 성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2926.글의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생성하며 능동적으로 글을 읽는다.

 

비문학수업 이야기1에서도 잠시 언급했었죠?

 

저는 중학교 2학년 수업을 3차시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원래는 2차시로 나누려 했으나 2차시에서 아이들이 무척 열정적으로 덤벼들어 심층 토론을 펼치는 바람에 한 시간 연장을 했습니다.

 

단원 : 4. 능동적 글 읽기 (2) 배설물은 생명체의 수레바퀴(중 2-2 국어, 창비)

 

1차시 : 하브루타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맨먼저 두 명씩 짝을 짓습니다. 그런 다음 각자 국어책을 읽고, 선생님이 나누어 준 하브루타 용지에 질문을 만듭니다.

처음에는 각 형식단락에 언급된 내용 안에서 질문을 만들도록 했고, 그 다음에는 형식단락에 나오지 않는 내용의 질문을 하게 했습니다. 앞의 것은 사실적 읽기, 뒤의 것은 추론적 읽기 또는 비판적 창의적 읽기에 해당할 수 있죠. 아이가 만드는 질문의 내용에 따라.

 

이 수업을 한 것이 11월 17일이라고 나와 있네요. 1년 가까이 모둠별 읽기 활동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 읽는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습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질문지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렇게만 해도 중학교 2학년 수준의 '질문하며 읽기' 학습목표는 얼추 달성된 듯합니다.

 

그런데, 1년 동안 잘 자란 아이들을 좀더 자라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수업을 확장했습니다.

 

2차시 : 두 명의 짝을 한 팀으로 하고, 두 팀씩 배틀을 시켰습니다.

반 전체를 여섯 개의 팀으로 나누고

1-2팀 배틀, 3-4팀 배틀, 5-6팀 배틀, 이렇게요.

먼저 단락별로 몇 개씩 묶어서 1팀이, 자기가 낸 문제를 읽습니다.

그러면 2팀은 그 문제를 놓고 단락의 내용을 보며 평가합니다.

1팀은 2팀의 평가를 요약해서 씁니다.

그 다음에는 2팀이 자신들이 낸 문제를 읽습니다.

1팀은 책에 쓰인 내용을 검토하며 1팀의 문제를 평가합니다.

2팀은 1팀의 평가를 요약해서 씁니다.

 

 

 

 

이렇게 하면 넉 장의 종이가 완성됩니다. 1팀과 2팀이 각각 만들었던 하브루타 문제지, 1팀은 2팀의 문제를, 2팀은 1팀의 문제를 평가한 평가지, 이렇게요.

교사는 누가 좋은 문제를 냈느냐보다는 토론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루어졌느냐를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토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이 질문은 타당한지, 어느 면에서 타당한지를 치열하게 검토했거든요. 얼핏 보면 1팀과 2팀이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관계인 것 같지만 1, 2팀이 묶여서 한 팀이 되고, 토론의 과정에 따라 1,2팀이 같은 점수를 받는 것입니다. 결과는 모두가 최고였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보실까요?

 

 

 

아이들은 상대방이 낸 문제를 들은 다음 교과서의 내용과 비교하고,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의문나는 것은 질문하고,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끼리의 토론은 원래 한 시간 예정이었지만 두 시간으로 늘어났고요. 아이들은 두 시간의 토론에 온 힘을 쏟았고, 그러면서도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본문의 내용을 교사가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그저 모둠별로 다니면서 구경하고, 감탄하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오늘은 감기약 탓에 중간에 글을 올리다가 자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서 쓰는데도 정신이 혼미해서 글이 횡설수설인 것 같습니다.

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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