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

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11 - 세 번째 아침, 다시 팀푸를 향하여

노정 2015. 7. 6. 23:09

부탄에서의 세 번째 아침, 두 번째 새벽(2015. 6. 16. 화)

새벽에 눈을 뜨니 강 위를 안개가 온통 뒤덮고 있었다. 빨리 나가서 안개를 맞아야지!

씻고 준비하다 보니 안개의 절반이 걷혀 있었지만, 그래도 밖으로 나갔다. 어둠을 머금은 강, 아직 깨어나지 않은 건너편 산과 마을,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길….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속을 이따금 사람들이 걷거나 뛴다. 나도 천천히 걸었다.

돌아오는 길엔 길도 풀도 나무도 한껏 자기 색깔을 뽐내고 있었다. 내 몸 안에도 생기가 가득 들어왔다. 세상 무엇과도 바꾸기 싫은 새벽잠의 유혹을 뿌리치게 만드는 것, 내게 여행지에서의 새벽 산책은 그런 것이다. 아주 신비롭고 소중한 것을 가장 먼저 살짝 꺼내는 느낌? 그 신비의 묘약으로 몸과 마음을 씻는 느낌?

 

<반환점을 돌았다!>

어제처럼 푸른 하늘과 함께 우리는 팀푸로 향했다. 오늘은 도출라 고개를 다시 넘어 팀푸로, 팀푸에서 다시 파로로 돌아가야 한다. 출발지였던 파로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살짝 기분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반환점을 찍은 느낌. 아주 아끼던 무언가를 다 써 간다는 느낌. 하지만 미리 너무 슬퍼하지는 말아야지.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인지 팀푸로 되돌아가는 길은 조금 덜 설레고 조금 더 힘들었다. 피곤함과 멀미 때문일까? 다른 사람들의 얼굴도 어제만큼 흥분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여행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그게 여행의 리듬일 게다. 어쩌면 그것은, 조금 더 몸을 돌보고 강약을 조절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튼... 멀미는 점점 나를 괴롭혔다. 그런 내게 심도카 종은 구세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