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카 종 Dzong>
팀푸에 거의 도착할 무렵, 드디어 차가 섰다! 샤브드롱은 부탄 최초로 이 성을 짓고, 이곳을 거점으로 부탄을 통일했단다. 수많은 적의 침공에도 건재한 난공불락의 성이었단다.
‘원조의 품격’일까? 17세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일까? 지금까지 본 아름다운 사원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웠다. ‘철옹성’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생각보다 작고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본당으로 들어가는 높은 계단에서는 인간세계를 넘어서는 듯한 고고함과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그런데 그 높은 계단 다음은 신선세계가 아니었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는 또 다른 입구엔 사람들이 벗어놓은 갖가지 신발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그 어지러운 지저분함이 묘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탑돌이하듯 경내를 돌고 또 도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사람들이 신을 찾아간 것일까? 신이 사람들을 찾아 내려온 것일까? 난공불락의 요새 안에서는 신과 사람들이 만나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끝없이 바라보고만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오늘 파로로 돌아가야 한다. 부탄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심도카 종에서 종일 앉아있기. 그렇게 종일 앉아있기만 해도 내 마음은 평화와 행복으로 가득 차겠지? 물론 지금도 아주 평화롭고 행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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