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독서와 문법 수업

문법수업 함께 해요 10 - <품사의 분류> 강연회

노정 2016. 11. 7. 22:58

제 문법 수업에는 약간의 패턴이 있습니다.,

1. 단원(음운, 단어, 문장 등)을 새로 들어갈 때 반드시 학생들이 그 단원에 대해 강연회를 하도록 합니다. 새로운 중단원 1차시는 강연회 준비, 2차시는 강연회 및 상호 평가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원 첫머리에서 아이들은 그 단원에서 꼭 익혀야 할 기본 개념들을 대하게 되는데, 이러한 개념을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것보다는 아이들 스스로 알려고 노력하고, 다른 친구들을 한 번 가르쳐 봄으로써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에빙하우스도 그렇게 말했죠?  물론 강연이 끝난 후엔 제가 피드백을 합니다.


2. 2단계는'게임'입니다. 1단계에 익힌 개념을 써먹어야죠. 아이들이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에는 게임 만한 것이 없습니다. 제 시간에 하는 게임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별것아닌 사소한 것들도 멍석만 잘 깔아주면 아이들은 너무나 신나게 놀기 때문에, 수업은 늘 즐겁고 숨가쁘게 진행됩니다.


3. 3단계는 '정리'입니다. 모둠끼리 이야기를 하면서 각 중단원에서 학습한 내용들을 '절대로 교과서와 같지 않게, 자기가 아는 대로' 쓰게 합니다.


그럼 오늘은 '강연회' 얘기부터 할까요?


단원 Ⅱ. 국어 구조의 이해   2. 단어   (1) 품사의 분류와 단어의 특성

1, 2차시의 학습목표 : 각 품사의 개념과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1차시, 강연 준비 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 기준을 학생들에게 정확히 이야기해 주는 것입니다. 강연 시간도 정해 줍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이 암기하도록 유도하지 말고 원리를 이해한 후에 그 원리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라'입니다. 그리고, 모둠활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할 분담'이죠? 한 사람에게 역할이 편중되지 않도록 합니다. 이 평가기준을 가지고 2차시에 학생들은 상호 평가를 합니다. 아이들의 눈은 저만큼이나, 때로는 저보다 더 정확합니다.


그리고, 1차시에 저는 아이들의 질문을 부지런히 받습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제 수업 바구니에서 물건을 빌려 가기도 하고, 어떤 개념에 대해 토의하다 결론이 나지 않으면 제게 중재를 맡기기도 하고, 이해가 정확히 되지 않는 부분은 제게 묻기도 합니다. 저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이건 아이들이 교과서를 잘 읽어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은 것은 그냥 넘어가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들 만한 것들은 힌트를 주거나 답을 내도록 유도해 줍니다. 원리를 설명해 주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전체를 다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저와 함께 국어수업연구 모임에 나오시는 선생님들도 하시는 말씀인데, 아이들은 자기들이 무언가를 만들도록 하면 질문도 많아지고 토의 내용도 아주 깊어집니다. 문법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요즘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아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고요.

제 수업은 거의 매일 들었기 때문에 보통 2차시는 다음 날 있습니다. 아이들이 몇 날을 두고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죠. 1차시 50분 동안 되도록 모든 준비를 끝내게 합니다.


아이들, 신났죠?



2차시는 강연 시간입니다. 여기서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그대로 두면 10분 이상 강연을 하는 모둠이 있어서 한 시간 안에 다섯 모둠의 강연과 상호평가를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보통 5분 정도의 시간을 주는데, 단원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5분을 줄 경우 4분이 될 때 경보를 울려 주고, 5분이 되면 끊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이 너무나 안타까워하지만, 조금 숙달되면 정해진 시간을 잘 맞추게 됩니다.





아이들은 기발합니다. 연극을 하기도 하고, ppt를 띄우기도 하고, 인기 강사 흉내를 내기도 합니다.

어떤 형식으로 하든 자유이지만, 발표하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원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기본'에는 충실해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이제 아이들과 저 사이의 불문율이 되었습니다.



' 머리에 무언가를 쓰고 계시는 분'은 세자저하입니다^^




아이들의 강의 중 아주 멋진 것은 '찍어서 카페에 올릴 경우 가산점을 주겠다'는 '딜'을 합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더 보고 싶으시면 제 카페로 가시면 됩니다. 단, 아이들이 들어오는 곳이니까 실명 공개는 꼭 해 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