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독서와 문법 수업

문법 수업 함께 해요 11 - 아이들이 좋아하는 지문을 활용한 '품사 찾기 놀이'

노정 2016. 11. 8. 16:59

문법시간에 한 명도 졸거나 한눈파는 학생이 없는 수업, 그 정도가 아니라 아이들이 신나게 떠들고 깔깔웃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머리를 맞대고 토의하는 수업,

그런데 어쩌다 한두 번 그런 것이 아니라 항상 그런 문법수, 믿기시나요?

저와 우리 아이들의 문법수업은 항상 그렇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문법수업을 하고 나서 훨씬 몸이 힘들어졌어요. 시간마다 무슨 행사 진행을 하고 온 것 같거든요. 하지만 수업을 하고 나올 때 마음은 정말 행복합니다.


아이들과 노는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번 단원에서, 이번 시간에, 이 아이들이 무엇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무엇을 스스로 알아내도록 하느냐에 대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품사 수업 1, 2차시에 아이들은 강연회를 통해 품사의 개념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거기에 교사의 피드백만 첨가되면 되죠.

이제 아이들 머릿속에 형성된 개념을 가지고 놀 시간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글을 찾아 복사했습니다. 이 글을 모든 아이들에게 나눠 줍니다. 그리고, 모둠별로 게임을 합니다.


박보검과 김유정의 마음은 여전했고 두 사람의 사랑은 천호진에 의해 만천하에 폭로당했다. 이로 인해 곽동연이 나섰고 박보검은 김유정에 이어 유일한 친구라 믿었던 곽동연까지 잃게 생겼다.

죽은 줄 알았던 홍경래는 홍라온과 모친의 거처에 찾아와 "어서 피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내와 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관군들에게 뛰어들어 추포됐다. 이 소식에 왕(김승수)이 쓰러지면서 이영과 조하연(채수빈)의 가례는 중단됐다.

홍라온은 자신을 찾아온 한상익(장광)에게 "온 백성이 다 아는 아버지를 저만 몰라서 되겠냐"면서 궐로 압송된 아버지를 만나게 해달라 청했다. 궁에 들어간 홍라온은 자신의 길잡이가 김병연(곽동연)인 것을 알고 이영을 걱정했고, 같은 시각 이영은 왕이 홍경래를 친국한다는 사실에 홍라온을 걱정하며 옥사로 향했다.

홍라온이 난생 처음 아버지를 만났지만 입도 떼지 못한 그때,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고 홍라온은 어머니의 손수건을 놓고 자리를 피했다. 발소리의 주인공은 이영. 이영은 가족 여부를 물은 뒤 "당신 때문에 아주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했지만 홍경래는 "지도자는 백성의 손으로 직접 세우는 것"이라며 자신이 꿈꾸는 세상으로 이영과 대립했다.

이후 이영은 자현당으로 피신한 홍라온 김병연과 만났다. 이영은 홍라온에게 자현당 내 은신처를 알려줬고 "괜찮은 것이냐"면서 "옥사 교대 틈을 타 자리를 만들어주마. 그리운 사람은 만나야지"라고 마음을 썼다. 더욱이 김의교(박철민)가 홍라온의 얼굴을 알아본 탓에 홍라온은 궁 안에 갇힌 신세가 됐고, 아버지를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홍경래는 단번에 딸을 알아봤고 "이렇게 힘들게 살라고 지어준 이름이 아닌데. 내 미안하구나"라고 사과부터 했다. 홍라온은 "세상을 바꾸지 않더라도 곁에서, 아버지로서 큰 힘이 되어주실 수 있었다"고 원망하면서도 "살아계셨다는 것만 알았어도 많이 그리워하고 불러봤을 것이다"고 그리움을 쏟아냈다. 뒤에서 이를 지켜본 이영은 함께 눈물 지었고 홍라온과 함께 이동하다 성내관(조희봉)에게 들키고 말았다. 중전은 "내 눈으로 봐야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섰지만 김윤성(진영)이 중전의 빼돌린 아이를 거론하며 홍라온을 위기에서 구했다.

김윤성 덕에 둘만의 시간을 이어갈 수 있게 된 두 사람. 홍라온은 이영에게 미안해했고 이영은 "너와 내가 알기도 전에 꼬여버린 운명이다. 더이상 아파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이어 돌아가라는 홍라온에게 "날이 흐려 달이 뜨지 않았다. 내 홀로 그 어두운 길을 어찌 걸어가겠나. 조금만 더 있다 가겠다"고 여전한 연심을 드러냈다. 이영은 "하루에도 몇번씩 우리가 다른 처지로 만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아무도 모르는, 이 곳에 있는 지금만이라도 아무 생각없이 마주 보고 있자. 라온아"라고 말했다. 아무 말 없이 이영을 마주본 홍라온을 보며 이영은 "오랜만에 깊은 잠이 들 것 같다"고 그리움의 갈증을 해소했다.

그러나 왕의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깊었다. 왕은 한밤중에 홍경래의 악몽에 시달렸고 추국을 앞당겼다. 추국 전 이영은 홍경래를 찾아 "나도 원한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지만 백성위에 군림하는 왕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홍경래는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닌 백성에 의한 정치를 원한다. 당신은 하늘이 내린 왕이지만 백성이 내린 왕은 다르다. 자신과 백성을 똑같이 사람이라 여긴다"고 일침했다. 이영은 "백성을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어찌 백성을 개 돼지라 하겠는가. 나와 당신이 꿈꾸는 세상은 다른 것이 아니다. 현재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냐의 차이일 뿐. 피흘리지 않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발걸음을 맞추는 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희망을 말했다.

홍경래는 모진 고문을 당했고 왕은 격분해 홍경래를 죽이라 명했다. 이영은 "정형(형벌을 정함)은 국문을 모두 마친 뒤 정하셔도 된다"고 반대했지만 김헌(천호진)은 홍라온과의 내통을 모두의 앞에서 폭로하며 이영을 위기로 몰았다. 이어 잡은 홍라온을 추국장에 세웠다. 이어 "저하가 역모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라. 당장 이 계집의 목을 치면 된다"고 이영을 궁지로 몰았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칼 앞에 홍라온은 마음 속으로 '절 사랑한 기억을 잊으시라. 사랑하는 소녀를 잃은 기억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그 순간 이영은 칼을 빼들었지만 숨어있던 백운회가 관군들과 대치했다. 이영을 보호하는 듯하던 김병연 역시 이영의 목에 칼을 겨눴고 "세자를 살리고 싶다면 전원 칼을 거두라"고 홍라온과 홍경래를 살리는 길을 선택했다.



게임은 정말 간단합니다.

주사위를 던져 기회를 선점한 모둠이 1문단의 각 단어가 어떤 품사인지 이야기합니다. 명사, 조사, 형용사, ... 이런 식으로요. 만약에 체언을 꾸며주는 형용사가 나오면 교사는 질문합니다. "왜 형용사인가요? 체언을 꾸며주는데, 관형사 아닌가요?"  그러면 학생들은 대답해야 합니다. "이 말은 기본형을 가지고 있고, 어간-어미로 나뉩니다. 이렇게 어미가 활용되니까 용언이죠. 그런데 사물의 상태를 나타내고 있어요. 그래서, 관형사가 아니라 형용사입니다."

또 하나의 규칙이 있습니다. 용언의 경우 어간-어미로 분석을 해야 합니다. 어미는 다시 선어말어미와 어말어미로.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렇게 나누면서 학생들이 용언을 왜 용언이라고 하는지, 용언에서 변하는 부분은 어떤 규칙성을 가지는지 스스로 체득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엔 좀 적응을 못하거나 느리게 움직이던 모둠 학생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아주 적극적으로 품사 분석을 해냅니다.

물론, 품사 분석을 하는 이 작업이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다만, "체언은 문장의 몸체가 되는 것"이라는 식으로 사전식 의미를 무조건 암기하기보다는 체언이 문장 안에서 어떤 품사와 함께 결합하며 어떻게 쓰이는가를 학생들이 직접 발견하면서 체언의 특성을 진짜로 이해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개념은 외워서 얻은 지식이 아닌 진짜 자기만의 지식이 되겠죠?

20161017_품사 지문 퀴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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