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독서와 문법 수업

문법 수업 함께 해요 9. '음운 변동의 공식'을 모둠별로 만들기

노정 2016. 11. 7. 21:56

앞 시간에는 '시장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음운변동의 원리를 놀면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흥분되었던 시간을 보냈으니 이번 시간에는 게임을 할 때보다는 조금 차분하게, 그리고 좀 더 깊이있게 다가가기로 했습니다.


수능 문제를 보면 문법 현상을 달달 외워서 풀 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최근 바뀌어 가고 있는 수능에서는 그런 문제는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수능 때문에' 아이들에게 일부러 문법 현상을 달달 외우도록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외우게 하는 대신 원리를 파악하게 합니다.


요즘은 문법에서도 반드시 긴 지문 또는 <보기>가 나오죠?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지문 또는 보기의 내용을 읽고 나름대로 그 내용을 구조화하여 받아들인 다음 실제적인 예에 적용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문법 수능 문제도 거뜬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 다음은 제가 낸 시험 문제입니다. **

(1-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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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소리가 달라지는 예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국어의 음운 변동교체’, ‘탈락’, ‘첨가’, ‘축약’, 이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 음운 변동의 네 가지 유형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교체이다. 교체는 음절의 끝소리 규칙, 된소리되기,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 ‘모음 역행 동화 등 그 예가 매우 다양하다.

() 된소리되기는 파열음 뒤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거나 한자어, 용언의 활용, 관형사형 어미 뒤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이다. 비음화(鼻音化)는 비음 앞의 , , 이 각각 [], [], []으로 소리가 바뀌는 현상이다. 유음화(流音化)는 유음인 앞의 []로 소리가 바뀌거나, ‘뒤의 []로 소리가 바뀌는 현상이다. 구개음화(口蓋音化)는 단모음 나 반모음 ‘j’ 앞에서 , , 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모음 역행 동화는 앞에서 ’, ‘등의 후설모음이 전설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 자음 탈락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을 발음할 때에 음절 끝에는 하나의 자음밖에 오지 못한다는 제약 때문에 음운 하나가 탈락되고, ‘짧고를 발음할 때에는 모음 사이에 최대 두 개의 자음만 올 수 있다는 제약 때문에 음운 이 탈락된다. ‘좋다날다의 활용형 좋은나는을 발음할 때에도 각각 이 탈락된다.

() 축약의 예로는 거센소리되기가 있는데 이는 의 앞뒤에 예사소리가 놓일 경우 둘이 합쳐져 거센소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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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보기>를 보고 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4>

. <

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옳지 않은 것은? <4>


민선 : 에서처럼 음절 끝에 둘 이상의 자음이 오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음운 변동이 있어.

민정 : 에서처럼 인접하는 자음과 조음 방법이 같아진 음운 변동이 있어.

지윤 : 에서처럼 음절 끝에서 특정한 자음으로 교체되는 음운 변동이 있어.

현민 : 에서처럼 한 단어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음운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

미지 : 에서처럼 특정한 음운이 첨가되어 음운 변동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어.

 

 

<보 기>

 

 

 

+[말꼬] +[임니+[꼰닙] +[실라]

 

 

2.  다음 중 의 올바른 예로 짝지어진 것은? <2.5>

 ① 값싸다, 담요            밝히다, 밟고             ③ 겁내다, 설날           좋아요, 창밖             ⑤ 먹히다, 목걸이



'지문'은 교과서의 내용 그대로입니다. 이것을 수능 문제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아이들이 지문을 보고 이를 분석하고, 실제적인 예에 적용하는 문제이죠? 이런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을 문법 수업 첫머리에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문법은 암기보다 원리 이해와 적용이 중요하며, 수업 시간을 통해 함께 즐겁게 원리를 이해하는 작업을 하자고 이야기했었죠.


이건 9월 9일의 칠판이네요. 학습목표는 '음운 변동의 원리를 이해하고 예를 들 수 있다'라고 되어 있죠? 시험 문제 지문으로 출제된 교과서 지문을 보고(물론, 시험보다 교과서 학습이 먼저였습니다. 시험은 10월 초였고요.), 이를 '공식'으로 만드는 게임을 한 것입니다.


아래 칠판을 보실까요? <공식 만들기 놀이>의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이 '공식 만들기놀이'는 아주간단합니다.

 된소리되기는 파열음 뒤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거나 한자어 용언의 활용, 관형사형 어미 'ㄹ' 뒤 등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바뀌는 현상이다.

위의 교과서 지문을 공식으로 만들면 되는 것인데요

'활동1' 아래 판서된 부분을 보면, ①은 제가 아이들과 함께 만든 '된소리되기'의 첫 번째 공식입니다.

교과서의 내용을 "음운변동의 조건 + 음운변동 전의 음운 = 음운변동 후의 음운[발음]"으로 공식화한 것이지요?---- 물론, 음운변동의 조건과 음운변동 전의 음운은 변동현상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제가 공식 만들기의 시범을 보인 후에 바로 모둠별 게임이 시작됩니다.

교과서의 나머지 지문을 몇 개의 공식으로 만드는 것이죠. 위의 교과서 지문에서요. 하나의 공식이 만들어질 때마다 아이들은 모둠 이름을 크게 외치며 손을 듭니다. 그래서 발안권을 얻으면 칠판에 나와서 저렇게 쓰는 것이죠.

②-④는 아이들이 모둠별로 칠판에 나와 쓴 것입니다.  



'비음화'의 예도 있네요. 같은 방법이니까 교과서 지문은 생략합니다^^


첫 시간에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경쟁적으로 칠판 앞에 달려오게 만들어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한 후에

다음 시간에는 모둠별로 화이트보드를 나누어 주고, 교과서 지문을 공식으로 만든 다음 역시 모둠 이름을 크게 외치게 합니다. 아이들이 화이트보드에 만든 공식들입니다.








<칠판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것과 모둠별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것의 장단점>

칠판을 이용하면, 분위기가 아주 흥분 상태가 됩니다.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해서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도 저도 기진맥진 상태가 됩니다.

모둠별 화이트보드를 이용하면, 분위기는 조금 덜 달아오르지만, 대신 제가 잘하지 못하는 모둠을 끝까지 피드백해줄 수 있습니다. 어떤 음운현상에 대해 최초로 끝내는 모둠에 대해서는 2점을 주고 다음 음운현상으로 넘어가게 합니다. 나머지 모둠들도 과제를 해결하기만 하면 1점을 줍니다. 그래서 모든 모둠이 결승점에 도달하도록 하죠. 물론 아주 우왕좌왕하는 모둠에는 살짝살짝 힌트를 주기도 합니다.


제 수업시간에는 모든 활동이 수행평가인데, '모둠활동' 수행평가는 점수를 깎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일정한 목표점에 도달하면 누구나 만점을 받도록 하는 수행평가입니다.

화이트보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음운의 현상을 가지고 놉니다.


<차시예고> : 신나는 문법 시간 - 이번에는 '품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