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

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15 - 파로의 랜드마크 파로 종, 그리고 마지막 밤

노정 2015. 7. 7. 20:22

파로 종(Paro Dzong/ Rinchen Pung Dzong - '보석으로 가득한 성‘)

희한하게도 탁상라캉 트레킹 이후 몸 상태가 아주 많이 좋아졌다. 계속되는 차타기, 멀미로 인한 몸과 마음의 피로가 모두 날아간 듯했다. 역시 나는 ‘무동력’ 여행 체질이다.

몸에서 땀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아주 맑은 정신으로, 드디어 파로의 랜드마크인 파로 종에 입성했다. 특별히 다른 사원과 다른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부탄에 오기 전부터 책에서나 방송에서 보아 왔던, 그리고 숙소 침대에서 볼 때마다 설레고 기분 좋았던 파로 종 안에 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았다. 오랜 친구와 별 대화 없이 함께 있는 기분. 오가는 대화가 없어도 그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좋고 편안한 그런 느낌 말이다. 문을 닫을 시간이 다가와서인지 사원 안은 생각보다 고요했다. 그리고 파로 종은 유명세만큼이나 아름다웠다. 해가 질 때까지 오래 오래 앉아 있고 싶었지만 짧은 여행에서 그건 사치다. 다음에 부탄에 올 때는 조금 더 느린 걸음으로 일정을 잡아야지. 오늘은 여기까지만.

파로 종은 부탄에서의 마지막 여행지이다. 그래서 왠지 이곳에서 부탄 여행을 정리하고 종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제 정말로 본격적으로 드는, 이별에 대한 섭섭함과 함께.

 

<마지막 밤>

부탄식 스파로 몸을 정갈히 했다. 부탄에서의 모든 여독과 함께 부탄에 대한 지나친 사랑도 잠시 내려놓으라는 의미일까?

저녁을 먹고 부탄 민속공연을 보고, 여행사 스탭, 관광청 직원 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선물을 주고받고, 고맙다는 말과 기억해 달라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4일간의 만남인데 이렇게 코끝이 시큰해질 정도로 이별이 아쉬운 걸까? 여행에서의 만남은 그렇다. 아무 계산 없는, 모든 걸 내려놓은 만남이라 짧은 시간에도 서로가 마음 깊숙이 들어올 수 있나 보다. 그래서 여행에서의 하루는 일상의 1년이라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