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

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5 - 팀푸-창강카 라캉

노정 2015. 7. 5. 21:32

5. 창강카 라캉(Changangkha Lhakhang)

부탄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 하나라는 창강카 사원에 도착했을 때는 구름 속에서 해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은 계단 위에 성처럼 우뚝, 그러나 소박하게 서 있는 사원의 몸체 위로 파란 하늘이 나타나는 순간 나는 자료집에서 보았던 ‘파조 드럭곰 싱포 스님’이니 ‘뇌룡파’니 하는 이름들을, 심지어 여기가 어디인지조차 모두 잊어버렸다. 아무 생각 없이 발 닿는 구석에 앉아 사원과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정성스레 마니차를 돌리는 사람들과 벽 앞에 앉아 쉬고 있는 아낙들의 모습은 그들이 입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의상과 어우러져 벽화처럼 사원의 모습 속에 녹아들었다. 사원의 좁은 계단 위로는 순하고 착해 보이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르고, 사원 아래로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룽다가 하늘을 향해 나부끼고 있는 공터엔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이 슬리퍼만 신고, 또는 맨발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부탄은 사람이 아름다운 곳이구나. 착한 사람들의 소원이 소박한 사원들을 만들어내고, 사원도 사람도 서로 동떨어지지 않고 어우러지는 곳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