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

행복한 나라, 행복해지는 나라 부탄4 - 팀푸 - 타시초 종

노정 2015. 7. 5. 21:23

타시초 종(Tashichho Dzong). 부탄을 통일하고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영웅 사브드롱이 정치와 종교의 중심으로 삼고 ‘찬란히 빛나는 성전’이라는 의미의 이 이름을 붙인 곳.

타시초 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입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근엄하고 사무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는 물음에 선뜻 웃으며 포즈를 취해 준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 수줍은 듯이 웃는다. ‘내가 부탄에 온 것이 맞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나라는 다른 곳에도 있었지만, 관공서에서조차 사람들이 이렇게 수줍게 웃으며 격의 없이 다가오는 나라는 보지 못했다. 이것이 진짜 부탄이 아닐까?

높지 않은 지붕과 흰 벽, 그리고 그 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붉은 옷을 입은 스님들의 움직임…. 라싸의 포탈라궁에서 나는 이런 풍경에 취해 몇 시간 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했었다. 그런데 여기는 라싸에선 찾기 힘들던 고적함과 평화로움까지 더해져 나의 발을 잡았다. 살짝 비가 뿌리다 갠 엷은 잿빛 하늘, 비둘기, 관광객들의 모습까지 하나로 어우러져 고요하고 평화로운 그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경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나는 이 모든 것들을 눈에, 마음에, 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