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국어 수업

3. 국어와 소통 (1) 국어의 음운 1차시 - 게임을 통해 음운의 개념 이해하기

노정 2020. 6. 30. 22:20

 

이번 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음운의 개념을 이해하게 하는 일입니다. 무조건 암기할 것이 아니라, '뜻을 가진 가장 작은 단위가 음운이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학생들이 이해하고 체득하기를 바랐습니다.

어떤 자음 대신 다른 자음이 들어갔을 때 뜻이 바뀌는 것, 어떤 모음 대신에 다른 모음이 들어갔을 때 뜻이 바뀌는 것, 똑같은 모양의 말이지만 길게 발음했을 때 뜻이 바뀌는 것... 들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 보고, 모둠 토의와 패들렛 게임을 통해 익히기를 바랐습니다.

 

앞의 단원에서 했던 것처럼, 단계별로, 교과서의 내용을 모둠톡방을 통해 함께 공부한 뒤 각자의 책에 답을 달고, 이를 찍어 개인적으로 패들렛에 올립니다. 같은 모둠의 패들렛 스티커 색깔은 자기 모둠에서 맨처음 올린 학생의 것을 따릅니다. 다른 모둠은 앞의 모둠에서 선택한 색깔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자기 모둠의 스티커가 네 개 올라오면 모둠장은 "빙고"를 외칩니다. 그러면 교사가 그 모둠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서, 패들렛에 올린 내용을 학생 한 명 한 명이 정확히 알고 있는지 점검합니다. 여기에서 통과하면 5점을 얻습니다. 두 번째로 빙고에 성공한 모둠은 4점... 이렇게 해서 5,4,3,2,1점의 점수를 다섯 모둠이 얻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2단계로 넘어갑니다. 방법은 똑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학생들은 세 번의 모둠 토의-패들렛 게임을 통해 세 개의 소주제를 익힙니다. 그러고 나면 '음운의 개념과 종류'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열심히 모둠 토의와 게임에 참여한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카훗 게임에 참여합니다. 카훗 게임은 개인전입니다. 카훗 게임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는 아마...PC방에서 게임을 할 때의 태도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카훗 배경음악이 나올 때부터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도 제가 카훗에 접속해서 학생들에게 핀넘버를 알려주는 2~3분 동안 열심히 복습을 합니다.

 

카훗 게임의 문제는 철저히 오늘 공부한 내용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정말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도 맞힐 수 있도록 아주 쉬운 문제를 내기도 하고, 아이들 수준에서 좀 웃기는 선지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이 있어야 "난 할 수 없어" 하고 포기해 버리는 학생이 없어집니다. 그래서인지 평소의 국어 성적, 국어 실력과 카훗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재발견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첫 번째 카훗 문제입니다. 쉬운 문제는 10초에 해결하도록 합니다. 좀 어려운 문제는 20초 동안 해결하도록 합니다. 물론 배점도 다릅니다. 문제에 그림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4번 문제에 살짝 그림이 들어가 있죠? '발'과 '발:'의 소리의 길이가 뜻을 구별해 준다는 것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유치해 보이지만 이런 문제도 있어야 아이들이 수업에서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세상엔 공짜도 있어야죠. 적당한 유머도요. 예, 저는 유치합니다. 수업을 할 때 정신연령이 거의 아이들과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보시기에 좀 버릇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여기에 나오는 오답들은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제게 장난을 할 때 자주 쓰는 말들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유치한 언어유희를 좋아합니다^^ 일부러 '음식'이나 '음치'를 누르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풀리면 문제의 난이도도 조금 높아집니다. 다음 문제는 오답률이 좀 높은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다음 중 자음은? 다음 중 모음은?" 이렇게 물으면 대답하기가 쉽다고 하지만, 저는 끈질기게 학생들이 어떻게 발음하는 것이 자음인지, 어떻게 발음하는 것이 모음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무 생각 안하고 암기만 하기"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