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수업 준비

<새 학기 수업 준비 4> 첫 한두 시간은 철저한 오리엔테이션으로!!

노정 2017. 2. 20. 21:22



며칠 전에 저희 학교 새내기 선생님께서 질문할 게 있다고 저를 부르셨어요. 수업 계획에 대해 어찌나 이것저것 물으시는지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라 참 신나고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알고 싶은 게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새내기샘과 함께 좋은 수업을 만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그리고 그 신규 샘이 얼마 후에 엄청나게 발전한 교사가 되어 있을 생각을 하니 또 얼마나 기쁜지... 아마 그 샘은 제 나이쯤엔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있겠죠?

그 선생님과의 대화 중에, 첫 시간, 오리엔테이션 때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고 무엇을 알려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선생님들이 궁금해하신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걸 한 번 올려 보려고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죠. 수업도 마찬가지입니다. 2월에 충분히 계획하고, 3월 첫 주에는 내 수업에 대한 안내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늘 그 작업을 해 오고 있어서, 제가 오리엔테이션 때 무슨 안내를 했었는지 머리로 기억해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억을 한 번 더듬에 볼게요.


첫 만남.

설레죠.

아이들 만날 생각을 하니 지금도 설렙니다.

1. 일단 인사를 해야겠고, 제가 왜 국어교사가 됐는지, 어떤 국어교사가 될 건지를 얘기해 주어야겠습니다. 작년엔 아이들에게 '아주 착한 선생님'이 될지를 장담할 순 없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특징을 하나하나 마음 속에 새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희 반 아이들에게는 '소행성'이라는 별명도 붙여 주었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작은 우주, 작은 행성으로 보려 노력하겠다는 의미였는데 이 이름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작은 우주로 보는 데 정말로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선생님과 여러분이 함께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2. 그 다음엔 '선생님께 들려 드리는 **의 이야기'라는 종이와 명함을 나눠 줍니다.(파일로 첨부할게요^^)


3. 그 다음엔 제 수업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제가 바라는 제 수업은 일단 아이들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떠들어야 하고, 재미있어야 하고, 한 학기 동안 수업 시간에 실컷 놀았는데 배워야 할 것들은 머릿속에 다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4. 그러자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이걸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첫째, 교육과정-성취기준과 교과서 내용과 저의 평가와 국가 평가-수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매시간 학생들이 하는 모든 활동은 수행평가입니다.(이게 많이 힘이 들긴 하지만 정말로 정확한 평가입니다^^)

    셋째, 저의 수업은 학생들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5. 이런 취지로 제 수업은 학생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활동은 모둠활동과 개인활동으로 이루어지는데, 수행평가의 모둠활동 점수는 학생이 열심히 했을 때 궁극적으로 만점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6. 이 과정에서 왜 학생활동중심수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학생들은 대체로 활동중심수업을 하면 수능 준비는 언제 하느냐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수능 문제를 예로 들어 주면서 수능은 암기 위주가 아니라 원리 이해 위주의 문제임을 설명해 줍니다. 원리를 이해하려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교사가 수능 문제를 꿰고 있어야겠죠? 수능 문제는 교육과정평가원에 가면 있습니다. 수능, 6월과 9월 모의평가)


7. 물론 이 설명 한 번으로 아이들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적응하는 기간이 좀 필요합니다. 작년엔 한 달 가까이 걸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수업에 신나게 참여하면 수능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8. 수행평가와 지필평가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지필평가 경향은 어떤지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고 1학기 1차 지필평가 범위도 이야기해 줍니다.


9. 어떻게 하면 국어를 잘할 수 있는지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겠죠?


10. 질문도 받습니다. 무엇이든...


11. 수업 시간에 어떤 도구를 쓸 것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반장과 부반장이 수업 전에 그 도구를 가져가 줄 것을 부탁합니다.


12. 선생님이 여려분에게 허용할 수 있는 것과 허용하기 힘든 것, 도와줄 수 있는 것과 도와주기 힘든 것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그러기 힘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무조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학생들도 제게 (나누어 준 종이에 기록을 할 때) 그렇게 자신을 드러내 달라고 부탁합니다.


13. 질문은 언제 하면 좋은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질문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이야기해 줍니다.(저는 올해 담임이 아니기 때문에 야간자율학습 때 학생이 질문을 하러 오려면 담임선생님의 허락을 먼저 받고, 담임선생님이 허락하시면 질문을 하러 오라고 말할 생각입니다.)


14. 국어일기장을 나누어 주고 국어일기를 쓰면 무엇이 좋은지, 국어일기는 어떻게 쓰는 것인지 이야기해 줍니다.


15. 국어수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국어일기를 통해서든 선생님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든 언제나 말할 수 있고, 말해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16. 모둠활동을 할 때의 유의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어진 주제 안에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것, 혼자 뒤로 빠지지 말고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할 것 등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모둠을 바꾼다는 점, 각 모둠의 토의 시간은 정해져 있으며 토의 발표는 1모둠부터 돌아가면서 한다는 점(다음 시간엔 2모둠부터, 그 다음 시간엔 3모둠부터...), 그리고 모둠 대표로 발표를 하는 순서도 모둠 안에서 정해야 한다는 것 등등을 이야기합니다.


빠진 게 없는지 모르겠네요. 나중에 읽어 보고 빠진 게 있다면 수정하겠습니다.

첫 만남에 필요한 양식들은 아직 업댓을 하지 않았는데 일단 작년 걸 올리겠습니다. 업댓하면 다시 올릴게요.



노정샘께_들려주는_나의_이야기_굴림체로.hwp


명함 2014.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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